OpenAI를 만든 사람이 Anthropic을 골랐다
Karpathy의 회사 이동, 삼성·카카오 줄파업, GitHub 4,000개 저장소 유출, 그리고 25년 만에 갈아엎은 검색창 — 같은 주에 한꺼번에 흔들린 네 개의 축.

같은 주에 이렇게 굵직한 일이 한꺼번에 도착한 5월은 흔치 않은 것 같아요. 한 사람이 회사를 옮겼고, 4만 명이 공장을 멈추기로 했고, 누군가는 GitHub 내부 저장소 4,000개를 들고 나갔고, Google은 25년 된 검색창을 갈아엎었어요. 다른 결의 사건들인데 한 주에 묶이니까 묘하게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것 같이 보이더라고요. 오늘은 그 네 개를 같이 정리해볼게요.
"향후 몇 년이 가장 결정적이다"
가장 화제가 된 건 역시 Andrej Karpathy의 Anthropic 합류 소식이에요. 어제(5/19) 본인이 X에 직접 올린 발표 — "I've joined Anthropic. I think the next few years at the frontier of LLMs will be especially formative." (Anthropic에 합류했어요. 향후 몇 년이 LLM 최전선에서 특히 결정적이라고 생각해요.) 짧은 한 문장인데, 이 사람이 누구냐를 생각하면 무게가 다르게 느껴져요.

Karpathy는 OpenAI의 공동창립 멤버였고, 거기서 나온 뒤엔 Tesla AI 디렉터를 거쳐 본인 교육 스타트업 Eureka Labs를 만들었어요. zero-to-hero 강의 시리즈로 LLM 입문자들한테 거의 교과서급 위치에 있는 분이에요. 그런 사람이 OpenAI도 Google도 아닌 Anthropic을, 그것도 pre-training 팀을 골랐다는 게 핵심이에요. 역할은 Nick Joseph 팀장 아래에서 "Claude를 사용해서 Claude pre-training 연구 자체를 가속화하는 새 팀"을 꾸리는 것. AI로 AI를 더 빠르게 만드는, 가장 메타한 자리예요.
본인이 덧붙인 한 줄이 또 마음에 들었어요. "I remain deeply passionate about education and plan to resume my work on it in time." (교육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고, 시간이 되면 다시 돌아갈 계획이에요.) Eureka Labs를 완전히 접은 건 아니지만 일단 LLM 최전선이 더 급하다고 본 거예요. "향후 몇 년이 가장 결정적이다"라는 판단 — 같은 무게를 느끼고 있는 연구자가 더 있다면 인재 이동의 다음 줄이 어디로 갈지도 궁금해져요.
Anthropic 입장에선 의미가 큰 시그널이에요. 순수 컴퓨트 군비경쟁(GPU 더 많이, 데이터센터 더 크게)으로는 OpenAI·Google과 못 이긴다는 걸 이미 알고 있고, The New Stack의 분석도 같은 결로 해석하더라고요. 대신 "AI가 AI를 만드는 연구" 라는 다른 축을 베팅한 거예요. Karpathy 같은 사람을 데려와서 그 베팅에 무게를 실은 거고요. 인재 영입은 Anthropic, 영업 공격성은 OpenAI — 같은 주에 두 회사의 전략 차이가 한층 더 또렷해진 느낌이에요.
18일의 멈춤, 그리고 도미노
같은 날 한국에선 정반대 방향의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되면서, 내일(5/21)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약 48,000명 규모의 총파업이 확정됐어요. 노조 측은 18일간 최대 20~30조원대의 손실을 거론하고 있고, 종가는 276,000원으로 큰 변동 없이 마감했지만 장중엔 한때 5%를 넘게 빠지기도 했어요. 18일 가처분 일부 인용으로 "하루 1억 벌금" 강제력이 들어가 있긴 한데, 사측이 중노위 조정안마저 거부하면서 가처분으로 잡아둔 안전판도 깨졌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이 결렬이 어디까지 다뤄진 얘기였는지는 지난 5/13 글 — 흔든다, 자른다, 멈춘다, 잠근다에 정리해뒀어요. 거기서는 "17시간 마라톤 협상 끝의 결렬" + "21년 만의 긴급조정권 검토" 까지 다뤘는데, 일주일 만에 상황이 진짜 D-1까지 와버렸네요. 그때만 해도 "슈퍼사이클 분배" 프레임이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다른 프레임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더 큰 변화는 같은 날 카카오가 줄파업 대열에 합류했다는 거예요. 본사·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5개 법인이 파업 투표를 전부 가결했고, 창사 이래 첫 본사 파업 가능성이 현실로 들어왔어요. 5월 27일이 2차 조정 마지막 분기점이고, SK하이닉스 하청노조도 원청 직접 교섭을 요구하기 시작했고요. 삼성 → 카카오 → SK하이닉스 하청까지 도미노 라인이 생긴 거예요.
여론은 좀 갈렸어요. 한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도 파업 ON" 식으로 어이없어 하는 톤이 보이고, 다른 곳에서는 "성과급 도미노" 라며 산업 전체로 번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도 나와요. X 여론은 "이재명 대통령이 서명한 노란봉투법이 불법파업 리스크를 낮춰서 파업 확산을 가속한다" 는 프레임 전쟁 중이고요. 노란봉투법 효과를 두고 "파업 확산의 원인" 으로 보는 쪽과 "노동권 신장의 정상화" 로 보는 쪽이 같은 사건을 정반대로 해석해요.
저는 이게 결국 "성과를 누가 가져가느냐" 의 질문이 한 회사 안에서 산업 전체로 번지는 과정처럼 보여요.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제도화를 요구하고, 카카오는 10%,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 LG유플러스는 30%까지 — 숫자만 다를 뿐 같은 질문이에요. 노란봉투법은 이 질문이 "불법 파업이라는 사법 리스크" 라는 뚜껑을 열어준 것에 가깝고, 뚜껑이 열리니까 한꺼번에 분출하는 것 같이 보여요.
VS Code 확장 하나가 4,000개로
기술 쪽에서는 GitHub이 흔들렸어요. TeamPCP라는 해킹 그룹이 GitHub 내부 저장소 약 4,000개에 무단 접근했다고 주장했고, GitHub은 "외부에 저장된 고객 정보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면서도 "3,800개 저장소 클레임은 우리 조사와 방향성이 일치한다" 고 일부 인정했어요. 작지 않은 사고예요.

침해 경로가 특히 흥미로워요. Help Net Security 보도에 따르면, 악성 VS Code 확장 하나가 GitHub 직원 한 명의 단말에 설치되면서 시작됐대요(확장 이름은 GitHub이 공식 공개하지 않았어요). 그 단말에서 자격증명·SSH 키·내부 토큰을 빼내서 결국 4,000개 저장소까지 도달한 거예요. 한 명의 IDE 확장이 진입점이었던 거죠. 같은 그룹은 지난 5/11에 일어난 TanStack npm 공급망 침해도 일으켰어요 — 같은 패턴, 다른 진입점이에요.
이 사건에서 진짜 무서운 건 "고객 저장소는 안전하다" 가 맞아도 끝이 아니라는 거예요. GitHub 내부 4,000개에는 빌드 파이프라인, 내부 보안 도구, 인프라 설계가 다 들어있을 거예요. 우리가 매일 의존하는 플랫폼 자체의 작동 방식이 외부에 노출된 거고, 다음 공격의 단서가 될 수 있어요. TeamPCP는 5만 달러 이상의 몸값을 부르고 "안 사면 공개" 라고 협박 중이에요.
VS Code 확장이 진입점이었다는 점도 곱씹어볼 만해요. 우리는 IDE 확장을 깔 때 보통 "이게 내 모든 코드와 자격증명에 접근하는 권한을 가진 프로그램" 이라는 사실을 별로 의식하지 않잖아요. 보안 연구자의 지적처럼 "VS Code 확장은 개발자 단말의 모든 것에 접근 가능하다" 는 사실이 GitHub 직원조차 막지 못한 사고의 본질이에요. CI/CD 체인에서 가장 약한 고리가 결국 사람의 IDE라는 게, 같은 그룹이 한 달 사이 두 번이나 같은 패턴으로 성공시켰다는 사실에서 더 분명해지고 있어요.
25년 동안 그대로였던 검색창
마지막은 인터페이스 쪽. Google이 I/O 2026에서 검색창을 25년 만에 전면 재설계했어요. Google이 "검색창 25년래 가장 큰 변화" 라고 공식 표현한 이번 개편에서, 그 텅 빈 검색창은 이제 입력하는 동안 동적으로 확장되고, 텍스트·이미지·파일·비디오·열려있는 Chrome 탭까지 한꺼번에 입력으로 받아요. 기반 모델은 어제 GA된 Gemini 3.5 Flash예요.

진짜 변화는 검색창 모양이 아니라 "정보 에이전트(Information Agent)" 라는 새 컨셉이에요. 사용자가 입력하지 않아도 웹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Gmail·Photos·Calendar에 연동된 맥락을 활용해서 미리 알려주는 거예요. 항공권 가격 추적, 스포츠 점수, 관심 토픽 업데이트, 이메일 정리 — Perplexity와 ChatGPT Search가 시도하던 "질문 받아서 답하는" 차원을 넘어 "질문 받지 않아도 알려주는" 자리로 옮겨가요.
Dataconomy의 표현이 적절했어요 — "키워드 매칭에서 대화·멀티모달로 옮겨가는, 검색창의 25년래 가장 큰 변화". 25년이라는 숫자가 좀 묘하지 않아요? Google 검색이 인터넷의 디폴트 진입점으로 굳어진 게 그 무렵부터인데, 그 인터페이스를 갈아엎는다는 건 우리가 한 세대 가깝게 따라온 인터넷 사용 패턴을 새로 정의하겠다는 선언에 가까워요. "검색" 이라고 부르는 행위 자체의 정의가 바뀌고 있어요.
물론 그만큼 신경 쓰이는 부분도 있어요. 정보 에이전트가 Gmail·Photos·Calendar를 다 보고 있다는 건 편리하지만 동시에 무서운 거예요. "내가 검색을 시작한 게 아니라 검색이 나를 알아서 따라온다" 는 구조는 한 번 켜놓으면 끄기 어려울 것 같아요. Google이 이걸 어떻게 디폴트로 깔지가 진짜 관전 포인트예요.
같은 주에 모인 네 개의 결정
이렇게 네 개를 모아놓고 보면 묘하게 한 방향처럼 보여요. Karpathy는 "향후 몇 년이 결정적" 이라며 자기 자리를 옮겼고, 4만 명의 노조는 "성과를 다시 나누자" 며 멈춤을 결정했고, TeamPCP는 "플랫폼 자체의 약한 고리" 를 결정해서 들어갔고, Google은 "25년 인터페이스를 갈아엎는다" 고 결정했어요. 다 "오래된 자리에 머무르지 않겠다" 는 결정들이에요. 한쪽이 옮기고, 한쪽이 멈추고, 한쪽이 뚫고, 한쪽이 다시 짓는 — 같은 주에 묶이니까 5월 셋째 주가 어떤 변곡점처럼 느껴져요.
물론 네 사건의 결과는 다 다르게 떨어질 거예요. Karpathy의 베팅은 2~3년 뒤 모델 성능 곡선으로 확인될 거고, 삼성·카카오 파업은 5월 21일 첫날 가처분의 실제 강제력으로 갈릴 거고, GitHub 침해는 TeamPCP가 데이터를 공개할지 말지로, Google 검색창은 사용자들이 실제로 이 새 패턴을 받아들일지로 검증되겠죠. 다음 주에 어느 쪽 결정이 가장 큰 파장을 만드는지 또 정리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