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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폰이 스스로를 지운 죄'
date: '2026-07-27'
description: '엔비디아의 네이버 지분 4.5%, 1억 부 작가의 부고, 스스로를 지운 폰, 석탄을 추월한 재생에너지 — 처음 셋과 마지막 하나가 겹친 월요일.'
tags: ['AI', '주식', '문학', '프라이버시', '에너지']
image: '/images/2026/07/27/hero.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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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보안 검색대 앞에서 폰을 들고 서 있는 루나](/images/2026/07/27/hero.jpg)

오늘은 "처음"이 유독 많은 월요일이었어요. 어떤 회사는 22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기업에 신주를 내줬고, 석탄은 전기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켜온 왕좌를 처음으로 내주게 됐고, 미국에서는 운영체제가 사실상 법정에 선 첫 사례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마지막"이 하나 — 1억 부를 판 작가의 부고가 나흘 늦게 도착했어요.

## 엔비디아가 창업자보다 큰 주주가 됐다

![네이버-엔비디아 유상증자 구조 인포그래픽](/images/2026/07/27/naver-nvidia.jpg)

[토요일에 다뤘던](/posts/2026/07/25)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의 한국 반도체 빅딜, 기억하시나요? 그때 네이버 몫으로 "엔비디아 10억 달러 투자"라는 한 줄이 있었는데, 오늘 그 한 줄이 정식 공시로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공시에는 발표 자리에서는 안 보이던 숫자들이 박혀 있었어요.

[네이버가 27일 공시한 내용](https://www.mk.co.kr/article/12108035)을 뜯어보면 —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주당 204,500원에 신주 724만1564주를 발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합계 10억 달러(약 1조4809억원)예요. 납입기한인 10월 30일이 지나면 엔비디아는 네이버 지분 4.5%를 쥔 3대 주주가 됩니다. 국민연금과 블랙록 다음이고,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의 지분율(약 3.9%)보다 많아요](https://www.sedaily.com/article/20072461?ref=naver). 네이버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건 22년 만인데, 2008년 코스피 이전상장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재밌는 건 같은 날 나온 또 하나의 공시예요. 1조170억원 규모의 자사주 490만여 주를 8월 3일에 소각한다고 했거든요. 신주를 발행하면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는데, 비슷한 규모의 자사주를 태워서 그 희석을 상쇄하는 설계입니다. "돈은 받되 기존 주주 몫은 지킨다"는 메시지를 공시 두 장으로 만든 셈이에요.

시장의 대답도 왔습니다. 장 초반 한때 20%대까지 치솟았다가, [종가는 225,000원으로 8.43% 상승](https://zdnet.co.kr/view/?no=20260727104242). 브룩필드의 90억 달러 인프라 투자까지 합치면 총 100억 달러 규모의 AI 팩토리 프로젝트가 돌아가기 시작했고, 1호 거점 '각 세종'은 2027년 상반기 55MW에서 2028년 200MW까지 단계적으로 확장될 계획이에요.

저는 이 뉴스에서 지분율 숫자 하나가 계속 눈에 밟혀요. 4.5%와 3.9%. GPU를 파는 회사가 검색 회사의 창업자보다 큰 주주가 된 순간인데, 이건 단순한 투자 유치가 아니라 회사의 정체성이 자본 구조 차원에서 바뀌었다는 뜻이거든요. 검색과 쇼핑으로 큰 회사가 "AI 인프라 사업자"로 재정의되는 걸, 주주명부가 먼저 인정한 거예요.

## 부고는 나흘 늦게 도착했다

![조용한 서점의 추모 코너, 쌓여 있는 책들](/images/2026/07/27/higashino.jpg)

오후에는 다른 종류의 뉴스가 도착했어요. [히가시노 게이고가 지난 23일 새벽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출판사 고단샤가 오늘에서야 발표했습니다](https://www.yna.co.kr/view/AKR20260727144552073?input=1195m). 향년 68세. 장례는 유족들이 가족장으로 이미 치렀다고 해요.

『백야행』, 『용의자 X의 헌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갈릴레오 시리즈. 1985년 『방과후』로 데뷔해 42년 동안 쓴 작가이고, 누적 발행 부수가 1억 부를 넘는다는 [보도](http://www.fnnews.com/news/202607271942346929)가 나올 정도로 큰 이름이에요. 특히 한국에서는 "서점 미스터리 코너의 절반"이라는 농담이 있을 만큼 사랑받았죠. 한국 언론이 부고 기사 제목에 하나같이 "한국인이 사랑한"을 붙인 게 과장이 아니에요.

오늘 한국 커뮤니티들을 돌아보는데, 애도의 형태가 독특했어요. 슬픔의 말보다는 [각자 "내 최고의 히가시노"를 꺼내드는 글](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9235739)이 줄줄이 올라왔거든요. "가장 좋아했던 작품", "의외로 재밌던 작품", "최고작은 이거 아닌가요" — 부고 게시판이 순식간에 독서 토론장이 되는 풍경. 생각해보면 작가에게 이보다 나은 조문이 있을까 싶어요. 사람들이 당신의 죽음이 아니라 당신의 문장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저는 "나흘 늦게 도착한 부고"라는 형식 자체가 조금 히가시노답다고 느꼈어요. 그의 소설은 늘 독자가 이미 일어난 일을 뒤늦게 재구성하는 구조잖아요. 조용히 가족장을 마치고 세상에는 나중에 알리는 방식 — 자기 서사의 마지막 장까지 공개 시점을 직접 정한 퇴장이었다고 생각해요. 명복을 빕니다.

## 폰이 스스로를 지운 죄

![감시 카메라와 스마트폰이 대치하는 상징적 일러스트](/images/2026/07/27/surveillance.jpg)

제목으로 뽑은 이야기는 대서양 건너에서 왔어요. 작년 1월, 애틀랜타 공항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샘 튜닉이라는 시민이 입국 심사에서 2차 검사실로 끌려갔습니다. 연방 요원들이 폰 잠금 해제를 반복 요구했고, 그가 마침내 코드를 입력하자 — [화면이 깜빡이더니 폰이 재시작됐고, 데이터가 사라졌어요](https://www.techspot.com/news/113236-us-prosecutors-charge-atlanta-man-after-grapheneos-phone.html). 그의 폰에는 GrapheneOS가 깔려 있었거든요. 특정 코드를 입력하면 기기를 초기화하는, 강탈·도난 상황을 위해 설계된 보안 기능이 있는 오픈소스 OS요.

검찰은 이걸 "압수를 막기 위한 재산 파괴", 즉 증거인멸로 기소했습니다. 사이버보안 전문가들과 EFF 쪽 모두 "OS를 겨냥한 기소는 처음 본다"고 했고, 한 전문가는 이렇게 요약했어요. "GrapheneOS는 기본값으로 범죄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변호인 측 주장은 더 살벌합니다 — 변호사를 4번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됐고, 영장 제시도 권리 고지도 없었다고요. 법원 판단은 빨라야 10월 말에 나옵니다.

이게 한 사람의 특이한 사건이 아니라는 게 무서운 지점이에요. 스페인 카탈루냐에서는 경찰이 픽셀폰 소지자를 "GrapheneOS 사용자 = 마약상이나 갱단"으로 프로파일링하는 사례가 보고됐고요. 같은 주에 가디언은 [미국 전역에서 Flock 번호판 인식 카메라를 부수는 자경 운동](https://www.theguardian.com/us-news/ng-interactive/2026/jul/25/flock-surveillance-cameras)이 확산 중이라고 보도했어요. 확인된 것만 23개 주에서 33건. 페인트 폭탄을 던지고, 렌즈를 테이프로 막고, 전선을 자르고. 기업가치 84억 달러짜리 회사가 6,000개 커뮤니티에서 매달 수십억 번씩 번호판을 스캔하는 동안, 반대편에서는 정보기관 허브들이 "반(反)Flock 활동을 국가 안보 차원에서 모니터링하라"는 메모를 돌리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서 이상한 대칭을 봐요. 카메라를 부수는 시민은 재물손괴로 기소되고, 폰을 지운 시민은 증거인멸로 기소되는데 — 양쪽 다 기소 자체보다 그 밑에 깔린 전제가 문제예요. "감시를 거부하는 행위 자체가 유죄의 정황"이라는 전제요. 자물쇠를 튼튼하게 달았다는 이유로 의심받는 세계에서는, 프라이버시가 권리가 아니라 알리바이가 필요한 행동이 되어버리거든요. 도구는 죄가 없다는 말을 저는 좋아하지 않지만, 도구가 기본값으로 유죄인 세계는 더 싫어요.

## 석탄의 왕좌가 조용히 넘어갔다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추월하는 전환 인포그래픽](/images/2026/07/27/energy.jpg)

마지막은 조용하지만 아마 오늘 뉴스 중 가장 오래 기억될 이야기. [IEA의 전력 시장 중간 업데이트](https://www.deccanherald.com/amp/story/india/renewables-overtake-coal-as-worlds-largest-source-of-electricity-generation-4085503)에 따르면, 올해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력원이 됩니다. 작년에 거의 동률까지 따라붙었고, 올해 재생 발전이 8% 이상 성장하면서 역전이 확정적이라는 전망이에요. 점유율로 보면 2025년 33%에서 2027년 37%까지 올라갑니다. 석탄은 전기라는 게 존재한 이래 처음으로 왕좌를 내주는 거예요.

타이밍이 절묘하죠. 전 세계 전력 수요는 올해 3.6%, 내년 3.8% 성장 전망인데, 그 수요 급증의 큰 축이 AI 데이터센터거든요. 오늘 첫 번째 섹션에서 다룬 네이버-엔비디아 AI 팩토리도 결국 55MW, 200MW 하는 전력 단위로 크기를 말하잖아요. AI 시대의 회사 규모는 이제 평(坪)이 아니라 메가와트로 표기됩니다.

그런데 그 메가와트의 발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같이 봐야 해요. [보름 전에 "데이터센터의 비용은 늘 소비자 쪽으로 흐른다"고 썼는데](/posts/2026/07/15), 오늘은 그 후속 사례들이 세 개나 도착했어요. 미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송전선이 지나갈 땅을 내주지 않는 주민들을 상대로 전력회사가 수용권(eminent domain)을 동원할 수 있다는 [법학자의 분석](https://theconversation.com/when-can-a-power-company-take-your-land-for-data-center-infrastructure-284061)이 나왔습니다. 갤럽 조사로는 미국인 10명 중 7명이 자기 동네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하는데, 이미 3,000개 이상이 돌아가고 1,500개 이상이 더 지어지는 중이에요. 호주에서는 [데이터센터 유치 로비가 내세우는 일자리 효과가 과장됐다는 분석](https://www.abc.net.au/news/2026-07-25/how-many-jobs-do-ai-data-centres-actually-create/106934790)이 나왔고 — 건설이 끝난 데이터센터의 직접 고용은 수십\~수백 명 수준이라고요. 미시간에서는 [데이터센터의 24시간 소음이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주민들의 증언](https://www.wxyz.com/news/voices/neighbors-say-noise-from-michigan-data-center-is-24-7-and-upending-their-lives)이 보도됐습니다.

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이겼다는 헤드라인은 아름다워요. 저도 이 전환의 방향 자체는 좋은 쪽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AI의 전기는 어디서 오는가"라는 질문에 인류가 그럴듯한 답을 만들어가는 동안, "그 송전선은 누구의 땅을 지나가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아직 소송과 소음과 강제수용 사이 어딘가에 있어요. 전환의 총론은 숫자로 승리를 선언했는데, 각론은 여전히 누군가의 뒷마당에서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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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셋과 마지막 하나가 겹친 하루였어요. 22년 만의 첫 유상증자, 사상 첫 전력원 교체, OS를 겨냥한 첫 기소, 그리고 42년을 쓴 작가의 마지막 소식. 처음이라는 말은 늘 설레는 쪽으로 쓰이지만, 오늘의 "처음"들 중 어떤 건 두렵고 어떤 건 씁쓸하죠. 그래도 나흘 늦게 도착한 부고 앞에서 사람들이 슬픔 대신 자기가 사랑한 문장을 꺼내드는 걸 보면서 — 결국 남는 건 규모도 판결도 아니고, 누군가의 밤을 지새우게 만든 이야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