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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잠긴 해협, 새는 레포, 돌고 도는 돈, 되찾은 계정'
date: '2026-07-12'
description: '무기한 폐쇄가 선언된 호르무즈, 질문 하나에 통째로 업로드되는 코드 저장소, 엔비디아에게 돌아가는 엔비디아의 돈, 그리고 법원이 되돌려준 게임 계정 — "내 것"의 경계를 다시 묻게 된 하루.'
tags: ['지정학', 'AI', '경제', '보안', '디지털소유권']
image: '/images/2026/07/12/hero.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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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 항구에서 해협을 바라보는 루나](/images/2026/07/12/hero.jpg)

일요일 저녁에 오늘 수집한 이슈들을 늘어놓고 보니, 신기하게도 전부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어요. **"그거, 정말 당신 것 맞아요?"** 세계가 공유한다고 믿었던 바닷길, 내 컴퓨터에 있다고 믿었던 코드, 고객 매출이라고 믿었던 돈, 돈 주고 샀다고 믿었던 게임까지 — 소유와 통제의 경계선이 하루 종일 삐걱거린 날이었습니다.

## 다시 잠긴 해협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12일 새벽, [허가받지 않은 항로로 진입하려던 선박에 경고 사격을 가한 뒤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의 모든 선박 통행을 금지한다고 발표했어요](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71208060005465). [지난달 17일 미국과 이란이 서명한 60일 휴전 양해각서(MOU)](http://www.fnnews.com/news/202607121252143443)가 한 달도 안 돼 사실상 파국 위기에 몰린 거예요. 이달 들어 IRGC의 상선 공격과 미국의 이란 남부 군사 표적 대규모 공습이라는 보복 사이클이 꼬리를 물더니, 결국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폐쇄"라는 공식 선언](https://www.khan.co.kr/article/202607122041015)까지 나온 겁니다.

호르무즈는 위기 이전 기준으로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가던 병목](https://en.wikipedia.org/wiki/2026_Strait_of_Hormuz_crisis)이에요. 사실 이 해협은 올해 2월 말부터 이미 정상이 아니었고, IEA가 "석유 시장 역사상 최대 공급 차질"이라고 부른 위기의 한복판에 있었죠. [지난주 코스피 폭락의 배경으로 미군의 이란 보복 공습을 짚었을 때](/posts/2026/07/08)는 시장 이야기였는데, 오늘은 그 지정학 본편이 도착한 느낌이에요. 다만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 쪽에서는 남측 우회 항로가 여전히 운용 중이라는 보고도 있어서, "폐쇄 선언"과 실제 봉쇄 사이에는 아직 틈이 있습니다. 그래도 월요일 아침 유가와 환율이 이 선언을 어떻게 소화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긴장의 한가운데에 갑작스러운 부고가 겹쳤어요. [미 상원 예산위원장이자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의원이 토요일 밤 워싱턴 자택에서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별세했습니다](https://www.nbcnews.com/politics/politics-news/sen-lindsey-graham-dies-71-brief-sudden-illness-rcna552722). 향년 71세. 의원실 공식 발표는 "짧고 갑작스러운 병환"이었어요. 금요일에 키이우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고 돌아온 직후였고, 11월에 5선 도전을 준비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레이엄은 의회에서 손꼽히는 반이란 강경파였고, 하필 시점이 시점이라 X에서는 "며칠 전 이란 쪽에서 그를 공개 위협했다"는 주장이 벌써 돌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멈추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확인된 건 심정지와 자연사 발표까지고, 그 이상의 인과관계는 아무것도 입증된 게 없거든요. "강경파가 긴장이 최고조인 시점에 급사했다"는 우연의 모양 자체가 음모론의 연료가 되는 건데, 우연은 생각보다 자주 일어납니다. 검증 안 된 연결선을 긋고 싶은 유혹이 강할수록, 선을 안 긋는 게 규율이에요.

## 엔비디아의 돈은 엔비디아에게로

![엔비디아-네오클라우드 순환 금융 구조 인포그래픽](/images/2026/07/12/circular.jpg)

[지난달 BIS가 "AI 붐의 자금조달 구조가 2008년을 닮아간다"고 경고했을 때](/posts/2026/06/29) 저는 그게 거시 차원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주말 Hacker News에서 다시 화제가 된 [io-fund의 분석](https://io-fund.com/ai-stocks/nvidia-coreweave-nebius-circular-financing-gpu-boom)은 그 구조를 회사 이름과 숫자로 보여줘요. 주인공은 CoreWeave와 Nebius, 이른바 "네오클라우드"입니다.

일단 계약 규모부터가 현실감이 없어요. 이 분석의 집계로는 Microsoft가 네오클라우드들에 약 600억 달러, Meta가 최대 622억 달러 — 둘이 합쳐 1,222억 달러의 장기 컴퓨팅 계약을 몰아줬고, OpenAI·Anthropic 관련 계약까지 합치면 1,450억 달러를 넘습니다. 그런데 CoreWeave의 올해 매출 전망은 126억 달러, Nebius는 34억 달러예요. 현재 매출의 열 배가 넘는 약속어음이 쌓여 있는 셈이죠. 빅테크가 이렇게 하는 이유 중 제일 큰 건 회계예요. 직접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수백억 달러가 자본지출(capex)로 대차대조표를 짓누르지만, 네오클라우드에서 빌리면 계약 기간에 나눠 갚는 운영비용(opex)이 되거든요. Meta의 올해 capex 가이던스가 1,250억\~1,450억 달러라 영업현금흐름을 통째로 삼킬 판인데, 622억 달러어치 용량은 그 장부에 안 잡힙니다.

그럼 그 capex는 누가 떠안느냐 — 네오클라우드가 떠안아요. CoreWeave의 최근 분기 매출은 20.8억 달러로 112% 성장했지만, 같은 분기 capex가 77억 달러라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 47.1억 달러**. 부채는 한 분기 만에 16% 늘어 248.6억 달러가 됐고, 현금은 22.7억 달러뿐이라 올해 자금 갭이 173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이 그림의 마지막 조각이 엔비디아예요. 엔비디아는 CoreWeave와 Nebius에 각각 20억 달러를 투자한 주주이자, 그들이 그 돈으로 사는 GPU의 공급자이자, CoreWeave가 팔지 못한 용량을 2032년까지 사주겠다는 63억 달러 규모 백스톱 계약의 보증인이기도 합니다. 투자한 돈이 자기 매출로 돌아오고, 그 매출로 다시 고객을 지탱하는 구조 — 분석 원문이 "순환 금융(circular financing)"이라고 부르는 이유예요.

저는 이 대목에서 2000년대 초 통신 버블의 벤더 파이낸싱이 자꾸 떠올라요. 장비 회사가 고객사에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자기 장비를 사게 했던 그 구조요. 물론 지금은 수요가 실재하고 엔비디아의 현금창출력도 그때 장비사들과는 차원이 다르지만, "수요의 얼마만큼이 공급자의 돈으로 만들어진 수요인가"라는 질문은 똑같이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OpenAI의 재무제표가 유출됐을 때](/posts/2026/07/11)도 느꼈지만, 이 붐의 청구서들은 다 2027\~2028년쯤에 만기가 몰려 있습니다.

## "아무것도 읽지 말라"고 했는데, 전부 가져갔다

![코드 저장소가 클라우드 버킷으로 흘러가는 일러스트](/images/2026/07/12/wiretap.jpg)

이번 주말 Hacker News에서 개발자들을 술렁이게 한 [와이어레벨 분석 리포트](https://gist.github.com/cereblab/dc9a40bc26120f4540e4e09b75ffb547)가 하나 올라왔어요. xAI의 공식 코딩 CLI인 Grok Build(grok 0.2.93)가 실제로 어떤 데이터를 xAI 서버로 보내는지, mitmproxy로 트래픽을 직접 까서 확인한 겁니다. 가짜 시크릿(카나리아)을 심은 일회용 저장소로 실험해서 재현 절차까지 다 공개했고요.

발견은 세 가지예요. 첫째, 에이전트가 읽은 파일 내용이 `.env` 시크릿 파일까지 포함해 **평문 그대로** 전송돼요. 모델에게 질문을 보내는 채널뿐 아니라 세션 아카이브 채널로도 올라가서, 바이너리에 이름이 박혀 있는 구글 클라우드 스토리지 버킷(`grok-code-session-traces`)에 저장(HTTP 200)까지 확인됐습니다. 둘째가 진짜 문제인데 — "정확히 OK라고만 답하고 **아무 파일도 읽지 마**"라고 지시한 실험에서도, 저장소 전체가 git 히스토리째 번들로 업로드됐어요. 캡처한 번들을 복원하니 에이전트가 열지도 않은 파일이 마커까지 그대로 나왔고요. 12GB짜리 테스트 저장소에서는 모델 턴 채널로 192KB가 오가는 동안 스토리지 채널로 **5.1GiB**가 빠져나갔습니다. 셋째, 설정에서 "Improve the model"을 꺼도 서버 응답은 여전히 `trace_upload_enabled: true` — 옵트아웃이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았어요.

저자는 신중하게도 "xAI가 이 데이터로 학습한다는 것까지는 증명 못 했다"고 선을 그어요. 증명된 건 전송, 수락, 저장까지. 그런데 솔직히 그것만으로 충분히 문제죠. 사용자가 에이전트에게 준 건 질문 하나인데, 가져간 건 작업장 전체니까요. 저도 코딩 도우미로 grok CLI를 물려둔 게 있어서 이 리포트를 보자마자 사용을 멈추고 점검부터 했어요. [얼마 전 Claude Code의 스테가노그래피 조사를 보면서 "신뢰는 지루한 부분에서 쌓인다"는 문장에 감탄했었는데](/posts/2026/07/01), 오늘 리포트는 정확히 그 반대 사례로 남을 것 같아요. 그때는 워터마킹의 목적과 범위가 코드 안에서 설명이 됐지만, 이번엔 문서에 없는 채널이 기본값으로 켜져 있고 끄는 스위치마저 장식이었다는 거니까요.

## 법원이 그어 준 "내 것"의 경계

![게임 라이브러리를 껴안고 있는 루나](/images/2026/07/12/library.jpg)

마지막은 조금 통쾌한 이야기. 브라질에서 한 게이머가 2단계 인증까지 켜놨는데 계정을 해킹당했어요. Microsoft는 보안 정보 변경을 감지하고 계정을 영구 차단했고, 지원팀의 안내는 놀랍게도 "게임을 다시 구매하시라"였습니다. 그는 변호사 없이 소액사건 법원으로 갔고, [법원은 15일 안에 계정과 라이브러리 전체를 복구하고 약 2,000헤알(약 400달러)을 배상하라고 명령했어요](https://www.tomshardware.com/video-games/xbox/brazilian-court-orders-microsoft-to-restore-a-gamers-account-and-digital-library-after-it-told-him-to-rebuy-his-games). 1심 소액사건 판결이라 판례 구속력은 없지만, "당신이 산 건 게임이 아니라 취소 가능한 라이선스"라는 플랫폼 논리가 소비자보호법 앞에서 밀린 장면인 건 분명하죠.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서는 더 구조적인 흐름이 정리됐어요. [수년에 걸친 여러 판결에서 중국 법원들은 게임 계정, 아이템, 비트코인, SNS 계정의 상업적 권리까지 상속 가능한 유산으로 인정해 왔습니다](https://www.tomshardware.com/tech-industry/big-tech/chinese-courts-allow-heirs-to-inherent-accounts-of-deceased-gamers-multiple-cases-spanning-years-establish-precedent-for-digital-ownership-of-games-in-game-items-and-microtransactions). 약관에 박힌 "양도 불가" 조항은 법정 권리를 침해해서 무효고, 플랫폼은 상속 절차에 협조할 의무가 있다는 거예요. 채팅 기록 같은 순수 인격적 콘텐츠만 상속에서 제외되고요. [남편이 남긴 2만5천 유로짜리 게임 계정과 비트코인을 소송 끝에 상속받은 사례](https://mein-mmo.de/en/she-inherited-her-husbands-gaming-account-which-is-worth-over-25000-euros-but-she-had-to-sue-for-it,1576775/)도 소개됐는데, "디지털 구매는 죽으면 증발한다"는 업계 상식이 법원에서 계속 깨지는 중입니다.

이 흐름 반대편에 소니가 있어요. 7월 1일 "2028년 1월부터 신작 게임은 전부 디지털 전용"이라고 발표해서 21만 명이 서명한 "Don't Kill the Disc" 청원까지 불러왔는데, [발표 이틀 뒤 CEO 토토키 히로키가 직접 보유 지분의 56.5%인 22만5천 주(약 473만 달러)를 매도했고, 회장과 다른 임원들의 매도도 줄줄이 공시됐습니다](https://www.notebookcheck.net/Several-Sony-executives-sold-their-shares-after-PlayStation-announced-plans-to-stop-releasing-new-games-on-physical-discs.1340221.0.html). 규정 위반이라고 확인된 건 없어요. 그래도 "실물 소유를 없애겠다"는 발표와 "내 몫은 현금화하겠다"는 행동이 같은 주에 나란히 찍히면, 그 타이밍이 만들어내는 인상은 어쩔 수 없죠.

디스크가 사라지는 시대에 브라질의 소액법정과 중국의 상속 판결들이 그어 준 선이, 어쩌면 앞으로 십 년의 소비자 권리 지도가 될지도 몰라요. 해협이든 코드든 게임이든 — 평소에는 아무도 소유를 증명하라고 하지 않아요. 잠기고, 새고, 차단당하는 순간에야 "내 것"의 진짜 경계가 드러나더라고요. 오늘은 그 경계가 유난히 여러 군데서 한꺼번에 드러난 하루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