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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이제는 LLM이 풀 수 없는 것을 풀어야 합니다"'
date: '2026-05-09'
description: "수학자의 16분 41초, AI의 3년, 'DEI 분류' 위법 판결, 그리고 잘못 끼운 WebRTC — 같은 토요일에 도착한 AI가 인간 권위에 들어선 풍경들."
tags: ['AI', 'ChatGPT', '수학', '의료AI', '판결', 'WebRTC']
image: '/images/2026/05/09/hero.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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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 노트북에 떠 있는 수학 증명을 보고 있는 루나](/images/2026/05/09/hero.jpg)

토요일 인터넷이 평소처럼 가벼워야 했는데, 오늘은 좀 무거웠어요. 필즈상 수학자가 ChatGPT에 미해결 문제를 던졌더니 16분 만에 풀어버렸고, 미국 법원은 정부 부서가 ChatGPT를 의사결정 도구로 쓴 걸 위헌이라고 판결했고, Mayo Clinic은 AI가 췌장암을 인간 의사보다 평균 16개월 먼저 본다는 연구를 발표했고, 마지막으로 WebRTC 전문가는 OpenAI가 음성 AI에 잘못된 프로토콜을 끼웠다고 비판했어요.

전혀 다른 네 가지 사건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AI가 인간이 권위로 지키던 영역(수학, 의료, 행정, 인프라)에 들어와서 그 영역을 다시 정의하기 시작했다는 것. 한 사건씩 짚어볼게요.

## 16분 41초 — 박사논문 한 챕터가 사라진 시간

![칠판 가득 채운 가산수론 증명과 17분 타이머](/images/2026/05/09/math.jpg)

필즈상 수상자 Tim Gowers가 [자기 블로그에 올린 글](https://gowers.wordpress.com/2026/05/08/a-recent-experience-with-chatgpt-5-5-pro/)이 어제부터 하루 종일 회자됐어요. Mel Nathanson이 최근 논문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 for Problems in Additive Number Theory"*에서 던진 미해결 문제가 있었어요. k개 정수로 이뤄진 집합 A의 h-fold sumset hA의 크기에 관한 문제인데, Nathanson도 자기 논문에서 *"이건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고 적어둔 거였어요.

Gowers는 이걸 ChatGPT 5.5 Pro에 그냥 던졌어요. 자기 수학적 입력 없이, 그냥 문제만. 16분 41초 만에 AI가 *"exponential in k"* 상한을 *"exponential in k^α"*로 개선하는 새 증명을 내놨어요. 추가 13분 33초 더 던지자 *"polynomial bound"*까지 도달했어요. MIT 학생 Isaac Rajagopal이 line-by-line 검증과 idea level 검증을 모두 통과시켰고, *"완전히 새로운 아이디어"*로 평가했어요.

Gowers의 결론이 충격적이었는데, 한 줄만 인용할게요.

> "수학에 기여하기 위한 하한선은 이제 '아무도 증명한 적 없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LLM이 증명할 수 없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되었다."

블로그 마지막에 그가 또 이렇게 적어요. *"이제 누군가 문제를 던지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LLM이 풀 수 없을 만큼 어려운 문제여야 한다."* 박사과정에 줄 수 있는 *"온건한 문제(modest problem)"*가 사라지고 있다는 거예요. 박사논문 한 챕터로 쓰일 만한 결과를 ChatGPT가 두 시간에, 몇 번의 프롬프트만으로 만들어냈으니까요.

저는 이 글이 진짜 무서운 이유가 *"AI가 수학을 풀어요"*라는 자극적 헤드라인이 아니라, **"수학 교육과 연구의 분업 구조 자체가 흔들렸다"**는 데 있다고 봐요. 박사과정 첫 1\~2년의 핵심은 *"풀 수 있을 듯 풀리지 않는 문제"*와 씨름하면서 직관과 손맛을 키우는 거잖아요. 그 난이도 구간이 사라지면, 학생은 이제 처음부터 *"LLM도 못 푸는 문제"*만 받아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박사 1년차에게 줄 수 있는 문제일까요?

[HN 토론](https://news.ycombinator.com/item?id=48071262)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많았어요. *"이젠 학부 알고리즘 수업 과제를 어떻게 내야 하나"*부터 *"수학 저널이 LLM 검토 라운드를 추가해야 한다"*까지. 답이 없는 질문이 많이 쌓이는 토요일이었어요.

## "이건 멍청하고 위헌적인 방식이다" — 법원이 처음 그어본 선

![법원 책상 위에 놓인 ChatGPT 화면과 'DEI' 키워드 검색 결과](/images/2026/05/09/court.jpg)

같은 날 Manhattan 연방법원에서는 또 다른 AI 사건 판결이 나왔어요. 뉴욕남부지방법원 Colleen McMahon 판사가 [DOGE(정부효율부)의 인문학 보조금 종결 결정을 위헌이라 판결](https://www.pbs.org/newshour/politics/judge-finds-trumps-doge-led-cancellation-of-humanities-grants-unconstitutional)했어요. 미 인문학재단(NEH)이 발급한 1억 달러 이상 규모의 보조금이 영향을 받은 사건이에요.

DOGE 직원 Justin Fox와 Nathan Cavanaugh가 ChatGPT에 단어 몇 개를 던졌어요. *"DEI, DEIA, Equity, Inclusion, BIPOC, LGBTQ"*. 그러면 ChatGPT가 신청서를 보고 *"이건 DEI 관련이다"*라고 분류해줬고, 그 분류만 보고 보조금을 끊었어요. 신청서 본문도, 연구 계획서도 사람이 읽지 않은 채로요. 홀로코스트 생존 유대인 여성의 그래픽 내러티브 연구도 *"DEI"*로 분류돼 끊겼다는 게 결정타였대요.

McMahon 판사 판결문을 [Techdirt가 정확히 인용](https://www.techdirt.com/2026/05/08/court-to-doge-bros-asking-chatgpt-yo-is-this-dei-is-not-proper-legal-process-also-a-first-amendment-violation/)했는데, 두 줄만 가져와볼게요.

> "ChatGPT는 이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선택된 도구였고, DOGE가 DEI 관련 자료를 식별하기 위해 AI를 사용한 것은 추정상 위헌적인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으며, 정부에게 그런 행위를 할 백지수표를 주지도 않는다."

> "이는 위헌적 관점 차별의 교과서적 사례다."

판사는 보조금 종결 결정을 영구 금지했어요. 행정 결정의 책임 소재를 *"AI가 분류했어요"*로 떠넘기는 시도에 법원이 처음으로 *"안 된다"*는 선을 명확히 그어준 거예요.

저는 이 판결이 미국에서 끝날 일이 아니라고 봐요. 한국에서도 이미 공공기관이 *"AI 기반 효율화"*를 명분으로 행정 자동화를 빠르게 도입 중이고, 일부에선 ChatGPT API를 직접 쓴다는 얘기도 있어요. *"AI가 했어요"*라는 변명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게 첫 판례가 나왔으니, 한국 법원도 비슷한 사건이 들어오면 비슷한 결을 따를 가능성이 커요. 행정에서 AI를 쓰는 건 좋은데, **사람이 검토하고 사인하는 게이트는 절대 빼면 안 된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사건이었어요.

## 평균 16개월 먼저 — Mayo Clinic이 본 췌장의 미래

![CT 스캔 영상에서 AI가 highlight 표시한 췌장 미세 변화 시각화](/images/2026/05/09/pancreas.jpg)

같은 주 일요일에 [Mayo Clinic이 학술지 *Gut*에 발표한 AI 췌장암 조기 발견 연구](https://newsnetwork.mayoclinic.org/discussion/mayo-clinic-ai-detects-pancreatic-cancer-up-to-3-years-before-diagnosis-in-landmark-validation-study/)도 토요일 디스코드와 트위터에 회자됐어요. Mayo가 만든 AI 모델 이름이 REDMOD(Radiomics-based Early Detection Model)인데, 진단 시점 이전에 *"정상"*으로 분류됐던 약 2,000건의 복부 CT 스캔을 다시 분석시켰어요.

결과가 좀 충격이었어요. 조기 단계 췌장암을 73%의 비율로 flag했고, 평균 진단 16개월 전에 잡아냈고, 진단 2년 이상 전에 찍힌 스캔에서는 인간 의사가 놓친 조기 암을 거의 3배 더 많이 식별했대요. [Live Science의 기사](https://www.livescience.com/health/cancer/new-ai-model-spots-pancreatic-cancer-up-to-3-years-earlier-than-human-doctors-in-test) 표현 그대로 *"최대 3년 일찍"*이라는 거예요.

이게 왜 큰 뉴스냐면,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5% 미만이고 85%가 이미 전이된 후에 진단되는 암이에요.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서 *"발견되면 늦은 암"*으로 통하거든요. 그 *"늦음"*을 16개월 당길 수 있다는 게, 단순 통계 개선이 아니라 진짜 사람 살리는 숫자예요.

후속 임상시험으로 AI-PACED(Artificial Intelligence for Pancreatic Cancer Early Detection)가 이미 시작됐다고 해요. 의료 AI는 *"의사를 대체하느냐"*가 아니라 *"인간이 못 보는 패턴을 먼저 보여주느냐"* 쪽으로 자리잡고 있는 게 분명해 보여요. 어제 1번 사건이 *"AI가 박사과정 영역에 들어왔다"*였다면, 이건 *"AI가 영상의학 1차 스크리닝 영역에 들어왔다"*예요. 같은 종류의 사건인데 결과가 정반대로 좋은 거죠. 그래서 의료 쪽 사건이 더 보고 싶어지는 토요일이었어요.

## 잘못 끼운 첫 단추 — OpenAI WebRTC를 비판하다

![서버랙 사이로 흐르는 데이터 패킷과 끊어진 연결을 시각화한 다이어그램](/images/2026/05/09/webrtc.jpg)

마지막은 좀 기술적인 토픽인데, AI 시대 인프라 토론으로 충분히 흥미로워서 짚어볼게요. OpenAI가 며칠 전 *"Delivering Low-Latency Voice AI at Scale"*이라는 기술 블로그를 올렸어요. 자기들 음성 AI(Realtime API)가 어떻게 WebRTC 위에서 저지연을 달성하는지 설명한 글이었어요. 그런데 음성 인프라 전문가가 [moq.dev에 강한 반박글](https://moq.dev/blog/webrtc-is-the-problem/)을 올렸고, 토요일 HN 333점으로 떴어요.

핵심은 *"OpenAI가 처음부터 잘못된 프로토콜을 골랐다"*는 거예요. 비판 세 가지를 정리하면 이래요.

- **200ms 트레이드오프가 잘못됐다.** WebRTC는 저지연을 위해 음성 패킷을 적극적으로 드롭해요. 사람 통화에선 살짝 끊겨도 뇌가 보간하지만, AI 음성 입력은 정확도가 핵심이라 200ms 더 기다리는 게 손실보다 훨씬 나아요. 글쓴이 표현 그대로 옮기면 *"느리고 비싼 내 프롬프트가 정확하기를 200ms 더 기다리는 게 낫다"*예요.
- **Ephemeral ports가 병목이다.** WebRTC는 연결마다 임시 포트를 할당하는데, 서버는 포트 수가 한정돼 있고, 방화벽은 임시 포트를 차단하기를 좋아해요. 대규모 음성 AI 운영에는 부적절한 설계라는 거예요.
- **8 RTT 핸드셰이크는 너무 길다.** WebRTC 연결을 세우려면 시그널링 3 RTT + 미디어 서버 5 RTT, 합쳐 최소 8 RTT가 필요해요. QUIC는 1 RTT면 끝나요. *"QUIC FIXES THIS"*라고 글쓴이가 대문자로 적어놨더라고요 ㅋㅋ

대안으로 제안된 게 MoQ(Media over QUIC) + WebTransport예요. Connection ID 기반 stateless 라우팅이라 쿠버네티스 같은 환경에서 로드밸런싱하기도 훨씬 깔끔해요. *"WebSockets로 시작했어야 했고, 그다음 MoQ로 갔어야 했다"*는 게 결론이었어요.

저는 이 글이 보여주는 그림이 좀 뼈아프다고 봤어요. OpenAI는 음성 AI 기술 자체에선 압도적인데, 그걸 사용자에게 배달하는 인프라 프로토콜 선택에선 *"일단 있는 거 가져다 붙이기"*를 한 거잖아요. AI 모델 성능이 다 따라잡혀 가는 시대에 **인프라 부채가 차별화 요소가 되는 순간**이 오고 있어요. AWS US-EAST-1 과열이 7시간 Coinbase를 내려버린 이번 주 사건이랑 묶어서 보면, AI 시대 인프라가 얼마나 약한 발에 서 있는지가 더 잘 보여요.

## 같은 토요일에 도착한 풍경

네 가지를 다시 한 줄로 정리해보면 이래요. 16분 만에 박사논문이 사라졌고, 3년 먼저 췌장암이 보였고, 법원이 ChatGPT 분류를 *"멍청하고 위헌적"*이라 적었고, 음성 AI 인프라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웠다는 비판을 받았어요.

각 사건의 결은 다 다른데,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게 있어요. AI가 인간 권위 영역에 진짜로 들어왔다는 거. 그리고 그 진입을 *"환영할지 막을지"*가 영역마다 다르게 갈리고 있다는 거예요. 의료에선 환영이고, 행정에선 차단이고, 수학에선 혼란이고, 인프라에선 비판이에요.

저는 이 비대칭이 앞으로 한동안 이어질 거라고 봐요. *"AI를 어떻게 쓸까"*보다 *"어디까지 인간이 게이트를 잡고 있어야 할까"*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됐어요. Gowers가 적은 *"이제는 LLM이 풀 수 없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말, 그 frame이 다른 영역에도 다 적용되거든요. 행정에선 *"AI가 분류할 수 없는 인간적 판단만 사람이 해야 한다"*가 될 거고, 의료에선 *"AI가 못 보는 환자 맥락만 의사가 봐야 한다"*가 될 거예요.

토요일 하루에 그 frame의 첫 chapter들이 다 도착한 느낌이었어요. 저는 우리 가족 고양이 멜로를 안고 자기 전에 한 번 더 곱씹어볼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