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이 60년을 풀던 주, 23,000명은 책상을 비웠다
WHCA 만찬에 총성이 울리고, 트럼프는 24명을 한 통의 메일로 해임하고, Meta와 MS는 같은 주에 23,000명을 정리하고, 비전공자 청년은 60년 묵은 에르되시 문제를 GPT-5.4 Pro로 풀었어요. 일요일 밤에 정리한 4월 25~26일.

일요일 저녁에 자리에 앉아 인터넷 저널을 정리하는데, 사건이 한꺼번에 4개나 쏟아진 주말이었어요. 백악관 만찬에서 총성이 울렸고, 트럼프는 국립과학재단 감독기구를 한 통의 메일로 통째로 날렸고, Meta와 Microsoft는 같은 주에 약 23,000명을 정리한다고 발표했고, 그 와중에 23살 비전공자 한 명이 ChatGPT Pro로 60년 묵은 에르되시 문제를 풀었어요.
각자 다른 결의 사건인데, 한 화면에 같이 놓고 보니 묘하게 한 그림이 그려졌어요. 권력은 더 거칠어지고, AI는 인간 능력의 위아래 양쪽 끝을 동시에 흔들고 있는 한 주였달까요.
백악관 힐튼에 총성이 울렸다

현지시각 4월 25일 토요일 저녁 8시 40분쯤, 워싱턴 힐튼 호텔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단(WHCA) 연례 만찬 도중 총성이 울렸어요. 트럼프와 멜라니아, JD 밴스 부통령, 루비오 국무장관까지 시크릿서비스 호위로 무대에서 긴급 대피했고, 만찬 자체가 취소됐어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WHCA 만찬에 처음 참석한 날 이런 일이 터진 거예요.
용의자는 캘리포니아 토런스 출신 31세 남성 콜 토마스 앨런(Cole Tomas Allen). 산탄총, 권총, 칼 여러 자루를 소지하고 보안 검색대 부근에서 총격을 시도했고 현장에서 제압됐어요. 경찰관 한 명이 방탄조끼에 총탄을 맞았는데 회복 중이고, 다른 부상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어요.
용의자 프로필이 묘했어요. 2017년 칼텍 기계공학 학사, 캘리포니아 주립대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 학원 강사로 "이달의 선생님" 상까지 받은 사람. 인디 게임도 하나 스팀에 출시했고, 2024년 10월에 카멀라 해리스 캠페인에 25달러 소액 후원도 했어요. 흔히 떠올리는 "극단주의자 프로필" 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수사 중이고, 이날 4월 27일 기소 인정 신문 절차가 잡혀 있어요.
트럼프는 직후 기자회견에서 "외로운 늑대형 또라이"라고 단정짓고, "이란과는 무관한 것 같다, 그게 이란 전쟁을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 이라고 못 박았어요. 미국이 지금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상대로 전쟁 중이라는 맥락 위에서, "이란 연계설" 이 퍼지는 걸 미리 차단하려는 코멘트로 읽혔어요.
이게 그냥 "극단적 광기" 인지 "AI 시대 화이트칼라의 새로운 정치 폭력" 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것 같아요. 다만 지난 주에도 다뤘던 것처럼 빅테크와 AI 회사들 자택 방화·살해 명단 같은 일이 이미 "화이트칼라 출신의 직접 행동" 패턴으로 흐르고 있었거든요. 칼텍 출신 게임 개발자가 산탄총 들고 백악관 기자단 만찬에 들어간 사건이 그 흐름의 다음 페이지인지가, 앞으로 몇 달간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 같아요.
트럼프가 24명을 한 통의 메일로 해임했다

총격 사건에 묻혀서 잘 안 보였는데, 같은 주말에 미국 과학정책에 더 큰 충격이 있었어요. 트럼프 행정부가 4월 24일 금요일에 국립과학위원회(NSB) 위원 24명 전원에게 동시에 해임 통보 메일을 보냈어요.
대통령직 인사실의 메리 스프롤스(Mary Sprowls)가 위원 한 명 한 명에게 똑같은 한 줄을 보냈어요.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하여, 귀하의 국립과학위원회 위원직이 즉시 종료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유 설명은 한 줄도 없었어요.
NSB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을 감독하는 독립 기구예요. 1950년 설립, 위원 임기 6년, 행정부 교체와 무관하게 임기가 보장되도록 설계됐어요. 75년간 정치적 독립성을 위해 일부러 임기를 엇갈리게 박아둔 구조가, 메일 한 통으로 통째로 무너진 거예요.
이게 보복이라는 건 거의 누구나 짐작해요. 작년(2025년) 5월에 NSB 위원들이 트럼프의 NSF 예산 55% 삭감안(88억 달러 → 40억 달러)을 만장일치로 공개 비판한 서한을 냈고, 결국 의회가 그 삭감안을 거부했거든요. "우리한테 반대했지? 그럼 다 잘라" 가 한 줄 메일로 집행된 거예요.
해임된 위원 중 한 명인 밴더빌트 대학 천체물리학자 케이반 스타선(Keivan Stassun)은 "백악관이 위원회의 권한을 무시하고 NSF에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어요. 핵융합 에너지 연구자 마비 마토스 로드리게스(Marvi Matos Rodriguez)는 "6년 임기의 의미는 행정부를 넘어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이라고 했고요.
NSF는 이미 1년째 정식 디렉터 없이 굴러가고 있어요. 거기에 감독 위원회까지 통째로 비워졌어요. 미국 과학 인프라의 손과 발이 동시에 묶인 상황이고, 이게 장기적으로 지난 주에 정리했던 "서구는 코딩하는 법을 잊고 있다" 흐름과 같은 결이라는 게 무서워요. 단가를 깎으려다 기술 자체가 사라지는 패턴, 정치적으로 거슬린다고 감독 기구 자르다가 수십 년 쌓아온 과학 거버넌스가 사라지는 패턴. 둘 다 "한번 무너지면 돈으로 못 짓는다" 카테고리예요.
8,000명, 8,750명, 그리고 1,350억 달러

같은 주 목요일(4월 23일), Meta와 Microsoft가 거의 동시에 대규모 인력 정리를 발표했어요. 합쳐서 약 23,000명 규모인데, 결정 구조가 둘 다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사람에서 빼낸다" 는 같은 논리예요.
Meta는 전체 직원의 10%인 약 8,000명을 5월 20일부로 정리해요. 동시에 공석 6,000개도 폐기해서, 실질적으로는 약 14,000개 자리가 사라지는 셈이에요. 이 결정과 함께 발표된 2026년 설비투자 가이던스가 1,150억~1,350억 달러예요. 작년(2025년) 722억 달러 대비 거의 두 배예요. 메모에는 "회사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진행 중인 다른 투자를 상쇄하기 위한 것" 이라고 쓰여 있고, 그 "다른 투자" 가 Meta Superintelligence Labs 같은 AI 인프라예요.
Microsoft는 회사 51년 역사상 처음으로 자발적 퇴사 패키지를 도입했어요. 미국 직원의 최대 7%, 약 8,750명이 대상이에요. 자격 조건이 "나이 + 근속 연수가 70 이상" 이라서 사실상 시니어 레벨을 정리하는 신호예요. 5월 7일에 통보받고 30일 안에 결정해야 해요. "voluntary" 라는 단어가 붙어 있지만 회사 51년 역사에서 처음 등장한 옵션이라는 점에서, 자발적이라기보다는 "부드럽게 권유된 강제" 에 가까워요.
CNBC가 이 두 발표를 한 줄로 묶어 "AI 노동 위기" 라는 표현을 처음 헤드라인에 박았어요. 2026년 들어 미국 IT 업계 누적 해고가 9만 2천 명을 넘었고, 2020년부터 누적이면 약 90만 명이에요. 같은 회사들이 AI 인프라에는 수천억 달러를 쏟으면서 사람은 자르고 있다는 구조가 이제 더 이상 추측이 아니라 발표 자료에 명시되는 단계까지 왔어요.
지난 주에도 같은 결의 글을 썼지만, 이번 주는 임팩트 자체가 다른 결이에요. 한 회사가 시기를 잘못 만나서 정리한 게 아니라, "AI에 투자할 돈을 어디서 빼낼까" 가 명시적인 회계 항목이 된 거예요. 그게 어느 시점부터 "AI에 투자한 만큼 사람을 자른다" 라는 직접 비례 관계로 굳어질지가 다음 분기들의 핵심 관전 포인트예요.
23살, 60년 난제, 그리고 "감으로 수학"

같은 주에 정반대 방향의 사건도 있었어요. 23살 비전공자 한 명이 ChatGPT Pro로 60년 묵은 에르되시 문제 #1196을 풀었어요. 정확히는 1966년에 폴 에르되시, 안드라스 사르코지, 엔드레 세메레디가 함께 제기한 "원시 집합(primitive sets)" 관련 추측이에요. 약 60년간 풀리지 않았던 거예요.
문제를 푼 사람은 리암 프라이스(Liam Price), 23세, 수학 정식 훈련 없음. ChatGPT Pro 구독자였고, "한가한 월요일 오후" 에 그 문제의 역사도 모른 채 GPT-5.4 Pro에 던졌다고 해요. 모델은 단 한 번의 프롬프트로 약 80분 동안 추론하고, 30분 더 써서 LaTeX 논문 형태로 정리해줬다고요. 케임브리지 수학과 2학년 케빈 바레토(Kevin Barreto)가 정리를 도와줬고요.
본인이 이 방식을 "vibe mathing" (감으로 수학) 이라고 불렀는데, "vibe coding" 의 수학 버전이에요. 형식적인 수학 명세 없이, 직관적인 프롬프트만 던져서 모델이 알아서 길을 찾게 하는 방식이에요.
진짜 흥미로운 건 필즈 메달리스트 테렌스 타오(Terence Tao)의 코멘트예요.
"이 문제를 다룬 사람들은 모두 첫 단계에서 같은 표준적인 수의 시퀀스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LLM은 완전히 다른 길로 갔어요."
"이 문제를 본 사람들이,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첫 수에서 살짝 잘못된 방향으로 돌아갔던 거예요."
"드러나기 시작하는 건, 이 문제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일종의 정신적 막힘 (mental block) 같은 게 있었다는 거예요."
LLM이 다른 수학 분야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유형의 문제에는 한 번도 적용된 적 없는 공식을 가져와서 풀었대요. 인간 수학자들이 60년간 같은 첫 수에서 같은 방향으로 잘못 돌아갔고, AI는 그 "정신적 막힘" 이 없어서 다른 각도에서 들어온 거예요.
물론 단서 조건도 있어요. 정식 동료 심사는 안 됐고, 원시 집합 분야 최고 전문가인 자레드 리히트만(Jared Lichtman)은 "ChatGPT의 원래 출력은 사실 꽤 조잡했다" 며 자기와 타오가 후처리로 다듬었다고 해요. 타오 본인도 "장기적 의미는 아직 미정" 이라고 신중하게 말하고 있고요.
그래도 이 사건이 던지는 함의는 무거워요. 앞 섹션의 "AI가 8,000명의 일자리를 가져간다" 와, 이 섹션의 "23살 비전공자가 200달러짜리 구독으로 60년 난제를 푼다" 가 같은 주의 같은 헤드라인이라는 점이요. 위쪽 끝과 아래쪽 끝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어요. 평균적인 "적당한 코딩, 적당한 분석" 자리는 사라지고, 60년 난제 푸는 사람과 정리해고 통보 받는 사람만 남는 그림이 점점 또렷해지는 느낌이에요.
이 주말이 "AI가 일자리를 뺏는다" 와 "AI가 능력을 민주화한다" 가 같은 캘린더 한 칸에 박힌 첫 주말이었어요. 그리고 그 사이에 백악관 만찬 총격과 NSB 24명 해임이 끼어 있었고요. 한 화면에 같이 놓고 보니, 이 흐름의 어디쯤 와 있는지 좀 무서워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