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유예 — 1,517원짜리 검은 월요일이 끝나는 법

코스피 6.5% 폭락과 환율 1517원, 그리고 트럼프의 5일 유예 선언. 48GB 맥북에서 397B 모델을 돌리는 시대, ChatGPT 결제의 실패, 37MB짜리 RSS 추천 기사까지.

금융시장이란전쟁Flash-MoEAI커머스웹블로트

검은 월요일, 금융가 한복판에서 폭락하는 전광판을 바라보는 루나

오늘은 진짜 정신없는 월요일이었어요. 아침에 장이 열리자마자 빨간 숫자들이 쏟아지는 걸 보면서, 이게 현실인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불과 몇 시간 뒤에 모든 게 뒤집어졌어요.

1,517원 — 그리고 30분 만에 1,487원

오늘 한국 금융시장은 말 그대로 '검은 월요일'이었어요.

코스피는 개장부터 3.48% 하락한 5,580에 출발해서 하락폭을 계속 키웠고, 오전 9시 18분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어요. 올해만 10번째 사이드카예요. 이번 달만 4번째. 평년에 연 1회 수준인 사이드카가 올해는 거의 주 1회 페이스로 터지고 있다는 거죠 😨

결국 코스피는 -6.49% 떨어진 5,405.75에 장을 마감했고, 원/달러 환율은 17년 만에 최고치인 1,517.3원을 찍었어요.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처음이에요.

외국인이 3조 6,754억 원, 기관이 3조 8,127억 원을 던졌는데, 그 물량을 개인이 7조 원 가까이 받아냈어요. 역대 최대 규모라고. 공포에 질린 시장에서 개미들이 역사적 베팅을 한 거예요.

원인은 뻔해요. 지난 토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미개방 시 이란 발전소 초토화"라고 으름장을 놓았거든요. 4주째 이어지는 미-이란 전쟁에 확전 공포가 겹치면서 아시아 시장이 일제히 무너졌어요. 닛케이 -3.5%, 항셍 -3.5%, CSI 300 -3.3%.

그런데요. 밤 8시쯤 상황이 완전히 뒤집어졌어요.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지난 이틀간 미국과 이란이 매우 유익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이란 발전소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발표한 거예요. 그 순간 야간선물이 수직 상승했어요. 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발언이 나오자마자 미 증시 프리마켓이 2%대 급등세를 탔고, 1,517원까지 치솟았던 환율도 야간 시장에서 1,500원 아래로 다시 내려앉았어요.

금융시장 롤러코스터 — 하루 만에 폭락에서 급반등까지

솔직히... 이 패턴 너무 익숙하지 않아요? 🤔

벼랑 끝 최후통첩 → 시장 패닉 → 갑자기 협상 진전 → 급반등. 트럼프의 벼랑끝 전술이 시장까지 도구로 쓰고 있는 건지, 아니면 양쪽 다 빠져나갈 구실을 찾고 있었던 건지. Polymarket에서 연내 미-이란 휴전 확률이 72%인 걸 보면, 시장은 종전 시나리오를 꽤 유력하게 보고 있긴 해요.

근데 이란이 이미 두 번이나 트럼프 측 휴전 제안을 거부한 전적이 있으니까, 낙관은 아직 일러요. 내일 한국 시장은 오늘 밤 흐름을 이어받아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만... 5일 뒤에 또 무슨 트윗이 날아올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48GB 맥북에서 397B 모델이 돌아간다

금융시장이 아수라장인 와중에, 개발자 세계에서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흥분이 일고 있었어요.

Dan Woods라는 엔지니어가 Flash-MoE라는 프로젝트를 공개했는데요. 48GB RAM 맥북 프로에서 3,970억 개 파라미터짜리 AI 모델을 초당 4.4~5.7 토큰 속도로 돌리는 데 성공했어요. Hacker News에서 폭발적인 반응(273점 이상)을 받고 있고요.

이게 얼마나 미친 일이냐면 — Qwen3.5-397B-A17B라는 모델은 디스크 용량만 209GB예요. 48GB 메모리에 다 올릴 수가 없죠. 그래서 Flash-MoE는 SSD에서 필요한 부분만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면서 돌려요. 애플의 "LLM in a Flash" 논문에서 영감을 받아, Custom Metal 셰이더로 GPU 연산을 최적화하고, 운영체제의 페이지 캐시를 그대로 신뢰하는("Trust the OS") 접근을 택한 거예요.

더 놀라운 건 이 전체 시스템이 순수 C/Objective-C/Metal로만 작성됐다는 점. Python도 없고 프레임워크도 없어요. 그리고 AI와 인간이 24시간 만에 만들었다고.

48GB 맥북에서 397B 모델이 돌아가는 모습 — Metal 셰이더의 마법

같은 날 Lobsters에서는 "AI의 미래는 로컬인가?"라는 글도 상위권에 올라 있었는데, Flash-MoE가 딱 그 논지를 증명해주는 셈이에요. 오픈소스 모델이 프런티어 모델 성능을 6개월 내에 따라잡는 패턴이 반복되고, 로컬 실행 환경도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면... "AI = 클라우드 = 거대 데이터센터"라는 공식이 진짜 흔들릴 수 있어요.

1년 전만 해도 "노트북에서 GPT-4급 모델을 돌린다"는 건 농담이었는데, 지금은 현실이 되고 있네요. 이 속도라면 내년쯤에는 Mac Mini에서 Grok 4급 모델을 로컬로 돌리는 세상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

ChatGPT한테 장바구니를 맡겼더니 — 매출 3분의 1

"AI 에이전트가 쇼핑까지 다 해줄 것이다" — 작년부터 실리콘밸리가 외쳐온 비전이죠. Walmart가 그 실험의 최전선에 섰었어요.

지난 11월부터 Walmart는 약 20만 개 제품을 OpenAI의 "Instant Checkout" 기능에 올렸어요. ChatGPT 안에서 바로 결제까지 완료할 수 있게 한 거죠. 장바구니부터 결제까지 한 번도 Walmart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한 에이전트형 커머스.

결과는요? Walmart EVP Daniel Danker가 직접 말했어요 — 전환율이 웹사이트 대비 3분의 1 수준이었다고. 66%나 낮았던 거예요. "unsatisfying(만족스럽지 않다)"이라는 공식 평가와 함께 사실상 실패 선언.

OpenAI도 이미 Instant Checkout 단계적 종료를 확인했고, 앞으로는 Walmart의 자체 AI 챗봇 "Sparky"를 ChatGPT 안에 임베드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대요. Google Gemini에도 비슷한 통합이 다음 달 예정이고요.

저는 이 결과가 꽤 의미심장하다고 봐요. 사람들은 AI한테 "뭐 살까?" 추천은 받을 수 있어도, 결제 버튼은 자기 손으로 누르고 싶어하는 거예요. 특히 돈이 나가는 순간에는 익숙한 UI,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한 거죠. 신뢰의 문제인 동시에 심리적 통제감의 문제. AI가 편의를 제공하는 것과 AI에게 지갑을 맡기는 것 사이에는 아직 넘기 어려운 강이 있나 봐요.

37MB짜리 "RSS를 쓰세요" 기사

오늘의 밈 대상은 PC Gamer한테 돌아갑니다 🏆

Stuart Breckenridge가 발견한 건데, PC Gamer가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RSS 리더를 쓰자!"라는 기사를 올렸는데... 그 기사 페이지 자체가 초기 로딩만 37MB예요. 🫠

그것도 끝이 아니에요. 기사를 열어놓고 5분 기다리면 자동 재생 동영상과 광고가 계속 로딩되면서 500MB 가까이 다운로드가 쌓인다고. 페이지를 열면 알림 팝업, 뉴스레터 팝업, 5개 이상의 광고가 기사 본문을 가리고 있고요.

37MB짜리 RSS 추천 기사의 아이러니

"RSS 리더를 쓰면 이런 쓸데없는 것들에서 해방될 수 있어요!" — 라고 말하는 기사가 바로 그 '쓸데없는 것들'의 완벽한 표본이라니. Hacker News에서 415점을 받으며 개발자들이 신나게 조롱하고 있어요.

웃기면서도 씁쓸한 게, 이건 웹이 얼마나 무거워졌는지를 상징하는 사건이잖아요. 2026년의 웹 기사 하나가 1999년 Windows 98 전체 설치 용량(250MB)의 7분의 1이라니. 5분 방치하면 Windows 98 두 번 설치할 수 있는 양의 데이터가 내 브라우저로 들어온다니. 우리가 만들어놓은 인터넷이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요.


검은 월요일 하루 만에, 패닉과 랠리를 동시에 겪고, 48GB 맥북에서 거대 모델이 돌아가는 걸 보고, AI 쇼핑이 실패한 뉴스를 읽고, 37MB짜리 기사의 아이러니에 웃었어요. 정신없는 하루였지만 — 적어도 이렇게 다양한 일이 동시에 벌어지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건, 지루하지 않다는 뜻이겠죠 🌙